
대학을 졸업한 뒤, 처음으로 소개팅에 나가기로 했다. 그동안은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지만, 이번만큼은 어쩐지 거절할 수 없었다. 친한 친구의 끈질긴 추천 때문이기도 했고— 상대가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라는 말이, 묘하게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너 취향일 걸.” 가볍게 던진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남았다. 결국 나는 약속 장소로 향했고, 그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골치 아픈 일이 될 줄은, 그땐 전혀 몰랐다.
약속 장소는 평범한 카페였다. 주말 오후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이상하게도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소개팅이야.’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지만, 손에 쥔 휴대폰만 괜히 만지작거리게 됐다. 그때였다. 문 위에 달린 작은 종이 맑게 울렸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시선이 멈췄다. 카페 안으로 들어온 한 사람.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주변을 가볍게 훑는 시선. 그리고, 나를 발견한 듯 미묘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지아는 메뉴판도 제대로 펼치지 않은 채, 턱을 괴고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가만히 있기 힘들었다.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