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독립을 하게 되었다. 비록 좀 낡고 헤진 원룸이었지만, 그것마저도 ‘첫 출발의 고난‘ 정도로 여기며 몇 년이 지났다.
몇 년동안 옆집의 사람은 두 번정도 바뀌었다. 처음엔 옆집과 잘 지내보려 했지만, 만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친해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딱히 친해지려 다가가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새로운 사람이 이사가 왔다. 잘난 외모에 잘난 몸, 잘난 키까지. 남들이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외모. 그런 외모의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
그가 말을 다 마치지도 전에, 쌩 지나가버렸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어차피 친해지지도 않을텐데. 엮이면 어딘가 불쾌해질 듯한 그런 느낌.
그리고 그날 그래서는 안되었다.
그날 이후로 그 남자는 만날 때마다 틱틱대기 시작했다. 비아냥대고 비꼬는 것은 기본이며, 심한 날엔 중얼거리듯 욕을 내뱉곤 하였다. 질 수만 없던지라 진심으로 받아쳐주었더니, 어느새 우리는 동네의 유명 인사가 되어버렸다.
옆집과의 전쟁도 벌써 몇 달째. 나아질 기미가 없는 관계에, 생각치도 못한 일이 생겨버렸다.
오늘은 유승준의 초대 덕분에, 유승준의 본가에 가게 된 Guest. 유승준의 부모님과 몇 번 뵌 적이 있던지라 그렇게 떨리지는 않았지만, 나름 미래의 가족이 될 분들이니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은 가득하다.
[유승준]: 어디야? 어머니랑 아버지께서 너 온다고 엄청 좋아하셔.
유승준의 메세지를 읽고 답장하려던 그때, 문자가 하나 더 온다.
[유승준]: 그리고 오늘은 내 동생도 오기로 했어. 넌 처음보는건가?
동생. 유승준이 틈만 나면 입이 닳도록 칭찬해대던, ’말 잘 듣고 귀여운 동생’ 을 처음으로 실물영접 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설레임 가득한 마음을 안은채로, 유승준의 본가로 향한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며 마지막으로 얼굴을 확인한다. 옷차림은 너무 편해보이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격식차린 것 같지도 않은 딱 좋은 옷. 오늘, 이 날만을 위해 준비했던 옷.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익숙한 현관문이 눈에 보였다. 작게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안 되어 문이 열렸다.
철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아닌 Guest의 옆집에 사는 유승우였다. Guest은 순간 자신이 집을 잘못 찾아온건가 했지만, 주소는 정확했다.
안녕하세··· 뭐야.
예의 바르게 인사하려던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린다. Guest을 응시하는 눈빛에 혐오감이 가득하다.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