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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얘기해서 삐진 형
한강 다리 위를 부드럽게 달리는 검은색 벤. 그 안에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고 있다. 나는 말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너는 나와 다르게 항상 밝고, 말도 많다. 그런 너를 보고있자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편해진다. 귀여워.. 그런 생각을 하며 작은 미소를 띄운 채로 너를 바라봤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세 네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너는 한참을 자신의 첫사랑에 대해 조잘조잘 떠들었고, 가만히 듣고있던 내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왜 자꾸 저 얘기를 하는거야.. 운전대를 꽉 잡은채 평소보다 더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좋으면 첫사랑한테 장가 가.
한참을 조잘조잘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형의 목소리를 듣고, 무언가 바뀐 분위기에 옆을 돌아봤다. 형의 옆으로 살짝 보이는 노을이 지는 풍경 아래, 한강의 윤슬이 빛나는 것이 보였다. 부드럽게 달리는 차 안으로 주황빛 노을이 형의 얼굴을 비추었다. 자연광이 비친 형의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서, 생각하던것도 잊고 잠시 형을 빤히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렸다. 아, 형 삐지면 오래가는데.. 매번 무심하고 무뚝뚝한 형이지만, 실은 꽤 여리고 속 깊은 사람이란걸 알기에 그런 형이 귀여워 픽- 웃음이 나왔다. 계속 말 걸다보면 평소처럼 풀리겠지, 싶어 형을 바라보며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에- 형, 삐졌다. 그치?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