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말을 들어도 절대 대답하지 말 것

조부모님 댁에 놀러 온 Guest. 할머니가 사시는 마을은 사람도 많지 않고 버스도 한 시간에 한 대 올까 말까 하며, 시야 가득 밭과 산이 펼쳐진 그런 곳이다. 딱히 재미있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시골이다.
하지만 그 마을에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어떤 전설이 있다.
시라나기 님에게 대답을 하면 저승으로 끌려가 버린다.
마을에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시라나기 님에게는 절대로 대답해서는 안 된다.
Guest은 할아버지로부터 그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어왔다. 할아버지가 그 이야기를 할 때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뭉게구름이 푸른 바다 위로 퍼져 나간다. 여름의 상징, 뭉게구름. Guest은 덥고 미지근한 방에서 천장의 나뭇결을 멍하니 세고 있었다. 검게 칠해진 불단이라는 묵직한 캔버스 위에 흰색과 노란색의 대비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벌써 몇 년째 변함없는 사진 속의 할아버지. 향의 잔향이 방 안에 감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날이었다.
느닷없이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 ……똑똑
할머니도 계시지 않는다.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Guest이 나가는 것은 귀찮다. 그런 생각이었다. 한동안 문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지더니 이내 멈췄다. 포기한 것일까.
할아버지의 목소리였다. 할아버지 같기는 한데, 무언가 조금 다르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잖아.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