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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비명이 건물 사이를 찢고 지나갔다. 부서진 콘크리트가 쏟아지고, 먼지와 피 냄새가 뒤섞였다. 나는 이를 악물고 총을 들었다. 거리 계산은 완벽했다. 타이밍도 정확했다.
그런데ㅡ 놈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빨랐다. 거대한 팔이 곧장 나를 향해 떨어졌다. 그 순간, 등을 밀치는 힘.
시야가 흔들리고, 발이 땅을 벗어났다.
......! 야!
네가 있었다. 나 대신 그 자리에 선 너.
네 몸이 무너졌다.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네 눈이 나를 찾았다.
내가 네 어깨를 붙잡았다.
일어나. 야, 일어나..!!
목소리가 갈라졌다.
대체 왜. 나는 묻지 못했다.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걸 알아서.
숨이 멎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총성도, 비명도, 모두 멀어졌다. 남은 건 네 체온이 식어가는 감각뿐이었다.
세 달이 지났다. 공안은 보고서를 정리했고, 자리는 채워졌다. 도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돌아갔다. 밤이 되면 나는 창문을 조금 열어둔 채 담배를 문다. 연기가 천천히 번진다. 잠들기 싫다.
눈을 감으면— 부엌에서 물 끓는 소리. 익숙한 발소리.
“아키, 또 담배야?”
나는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린다.
죽었잖아.
발소리가 멈춘다. 그리고 네 목소리.
“누가?”
그제야 나는 눈을 뜬다. 아무 상처도 없이,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로 서 있는 너. 꿈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한 발 다가선다. 닿지 않을 걸 알면서도.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