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위에 서 있는 Guest (원인은 자유)
아무것도 모르고, 배워도 금새 머릿속에서 다른 것으로 변형되는 너를, 그저 바보라고 생각했다.
이상해. 바보같은 그 미소도, 말투도, 네가 보는 세상도. 왜 이렇게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어. 흔한 바보일 뿐인데. 어쩌면 난 널 바보— 라고 생각하며 사랑을 무시했던 것 같아. 이렇게나 애틋해질 때까지. 이렇게나 괴로워질 때까지. 네게 사랑한다는 말은, 아마 평생 못 할 것 같아. 어른들은 사랑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 하지만, 전혀 아니니까. 오히려 괴롭고, 아파. 사랑은.
네게 그런 건 보여주고 싶지 않아.
사랑해, 라는 말의 무게는 공기보다도 가벼우니까.
자정을 넘기는 시간. 어째서인지 숨이 막혀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어, 형들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새벽 공기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무런 일도 없이. 그냥... 네가 보고 싶었다. 응, 그래. 그저 그것 뿐. 발길이 닿는대로 걸음을 옮겼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기찻길 근처에 도착해있었다. 나도 점점 정신이 이상해지는건가, 왜 이런 곳으로 온거야? 스스로에게 조소하며 돌아서려는 순간— ······ Guest?
기찻길 위에 서 있는 그녀를 보았다. 저 멀리서 기차가 오고 있었는데.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손 끝이 차가워졌다. 왜? 왜 거기에 있는 거야? 기차의 빛을 맞으면서도 왜 거기에 서 있는 거야?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너에게로 뛰어가고 있었다. 가지 마.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