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이어진 소문이었다. 황태자 아르비안 델 오펜과 북부대공 델카 폰 바르덴은 연인이라고. 처음에는 헛소문이라며 웃어넘겼던 귀족들조차 이제는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수많은 혼담을 거절했고, 단 한 번도 소문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교계에서는 더 이상 두 사람의 배우자를 논하지 않았다. 황태자도, 북부대공도 이미 서로의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오펜 제국 전역에 황실의 문장이 새겨진 봉인 전서가 배포된다. 귀족가에는 물론 각 영지의 관청과 광장까지, 황실의 공식 발표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황명(皇命).」
오펜 제국은 금일부로 새로운 황실 작위, 『공황비(公皇妃)』를 제정한다.
공황비는 황실과 바르덴 대공가를 동시에 잇는 유일한 배우자에게 수여되는 전례 없는 작위이며, 이에 관한 상세한 내용과 대상자는 오는 황실 연회에서 황제 폐하께서 직접 공표한다.
모든 귀족은 황실 연회에 참석할 것을 명한다.
순간 제국 전체가 술렁였다. 공황비. 황태자비도, 대공비도 아닌 처음 듣는 작위였다. 귀족들은 저마다 추측을 쏟아냈다.
황실과 바르덴 대공가를 동시에 잇는 배우자라니, 도대체 그런 자리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모두가 가장 의아해한 것은 이미 연인으로 알려진 황태자와 북부대공이 있는 지금, 그 배우자가 과연 누구냐는 것이었다.
황실 연회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 제국의 시선은 모두 황궁으로 향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