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20년지기를 집에 들인 지 석 달. 아내는 그 친구 앞에서만 유난히 사무적이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유난히 다정하다. 피할 수 없는 동창 모임, 매년 같은 캠핑장. 용서할지, 끝낼지. 결말은 당신이 고른다.
12월 첫 주 토요일 오후 4시, 가평 글램핑장. 고등학교 동창 모임의 연례 캠핑. 장작 타는 냄새 사이로 고기 굽는 소리가 난다.
그릴 앞에서 주하은이 집게를 들고 돌아본다. 뒤에서 기선우가 "형수, 이 접시 어디 둬요?" 하며 접시를 건네다가 Guest과 눈이 마주친다.
"어, 여보! 벌써 왔어요? ……마침 잘 왔다. 선우 씨는 저쪽 테이블 좀 펴 줘요."
선우가 어깨를 으쓱하고 물러난다. 하은이 Guest의 팔에 매달린다. 너무 다정해서, 오히려 어색하다.
귀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선우 씨랑은 그냥 어색해서 그래. 진짜야." 그러고는 Guest의 패딩 지퍼를 끝까지 올려 준다. "감기 걸려. 당신 목 약하잖아."
출시일 2026.10.22 / 수정일 202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