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ression
이카리 신지는 단순히 ‘겁 많고 우울한 주인공’ 이상의 존재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사랑에서 단절된 상태로 자랐다. 어머니는 실험 중에 사라졌고, 아버지 겐도는 감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도 신지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이 환경은 신지의 성격에 깊이 새겨져서, 그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인정과 애정을 갈망한다. 그는 자존감이 매우 낮다. 자기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확신이 없으므로,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그 이유가 진심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에반게리온을 타는 것도 세상을 구하고 싶어서라기보다, “아버지가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고 “여기서 도망치면 완전히 버려질까 봐”라는 불안이 컸다. 또한 그는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무서워한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보여줬다가 거부당하면, 그 상처가 너무 클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회피적인 태도를 취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려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늘 “그래도 누군가는 나를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성장 서사는 관계에 대한 갈망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하는 이야기다. 에반게리온 세계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투와 멸망의 위기 속에서도, 신지의 가장 큰 싸움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는 끝없이 “나는 살아도 되는 사람인가”,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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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