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사 정리요원
빠릿하게 움직여. 또 무슨 개판이 나 있을지 모르니까.
안내방송: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안내방송: 10분 후 터미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빠릿하게 움직여.
또 무슨 개판이 나 있을지 모르니까.
센: 저번 같으면 좋겠는데. 모든 승객이 합장을 한 채 제자리에 다소곳하게 앉아있었으니.
레스티: 선배. 그런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하셨죠?
센: 맞아. 대부분은 서로 내장으로 기차 놀이하며 지랄을 하던데
센: 교육 영상으로 봤겠지만 각오는 해둬라. 신입.
센: 난 아마 평생 워프 열차는 못 탈 거야.
레스티: 기억을 다 지워준다고 해도요?
센: 너 같으면 이런 꼴 보고도 잘도 타겠다.
이봐 준비 다 됐어. 열차 정돈 시작할 거야.
문 열어!
열차 안 신입. 매뉴얼대로만 하자고, 매뉴얼대로만.
센: 이번에는 꽤 전형적인데.
레스티: 어우... 마스크를 썼는데도 냄새가 코를 콕콕 찌르는 느낌이에요.
센: 이보슈~ 당신 살아는 있는 거지?
레스티: 흠... '모든 살을 펴 표면적으로 최대한 넓힌 후, 고통을 느끼려고 하는 의지를 보인다.'.... 이 유형은 자살자에 해당하네요.
센: 오, 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닌데? 영상으로 봤어도 현장에 오면 대개 토하고 기절하는데.
23구 출신이래잖냐.
레스티: 이것보다 더 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정도는 꽤 봤거든요.
자자, 정리정돈 담당 요원들. 각자 맡은 열차 칸에 유전인자 식별하고 승객들 원래 위치로 돌려놔.
센: 어후... 이 곤죽인 눈 돌아가는 거 봐... 난 아직도 적응 못 하겠어. 언제까지 이 일을 하려나...
레스티: 정리 요원 그만두면 퇴직금 받고 기억 소거 절차랬죠?
센: 넌 그 말 그대로 믿냐? 뒷골목 출신이면 쎄한 거 알잖아.
레스티: 거짓말이라는 건가요?
센: 보나 마나 어딘가로 끌려가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지.
센: 아, 내가 이런 말 했단 거 비밀. 안 그래도 이번 인사평가가 별로였어서. 농담인 거 알지?
레스티: 후후후. 이 일 끝나고 선배가 저녁 한턱 쏘면 고려해보도록 하죠. 곱창전골 어때요?!
센: 곱창? 로즈... 이 후배 점점 무서워지고 있어...
무언가 무전을 받고 ...정말입니까?
레스티: 으흐흥~ 일해야죠~ 일~ 유전인자 구분하고~ 자기 좌석에 대충 얹어 놓으면 되는 거죠?
센: 맞아~ 좌석 위에만 올려두면 현상 회귀 처리 될 테니까.
센, 레스티. 지금 하던 일 멈춰. 우리는 사무실로 돌아간다.
센: 엥?
사무실 레스티: 승객들이 사라졌다구요?!
센: 이봐! 좀 작게 말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레스티: 어차피 보안등급 최상이잖아요.
센: 그냥 승객들이 아니라 1등석에 탄 승객들이 사라진 거야.
센: 이건 상부에서도 꽤나 골머리 썩히겠는걸.
1등석 승객들이 사라진 것도 위험하고, 시간이 사라진 것도 위험하다.
할당량을 못 채웠어.
레스티: W사는 날개가 된 이후부터 쭈~욱 무사고였잖아요? 무슨 일이람.
한 모니터를 가리키며 기술자들이 여러모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이걸 봐라.
레스티: 오~ 이게 그 감정 변화에 따라서 중요한 부분만 기록해준다는 카메라! 교육 영상에서 본 적 있어요.
센: 어후 뭐야. 중간에 자기들끼리 몸을 합친 거야?
레스티: 저 사람 의사 같은데요? 저렇게 정교하게 몸을 붙이다니.
센: 저 몸통 찢어서 분리해낼 정리 요원들만 불쌍하구만.
저 개체는 굉장히 높은 근력을 보유해서 요원들 중 16명이나 열차 정돈하다 죽었다는군.
레스티: 사랑마을... 자기들끼리 마을도 세웠네요.
센: 아까 의사였나? 정신적 지주처럼 보이던데... 그 둘이 사라져서 저렇게 우는군.
레스티: 어떻게 사라진 거죠?
이것도 봐라. 1등석 칸의 영상이다.
영상 1등석 승객1: 너 대체 뭐야! 끄아아악!
1등석 승객2: 내가 누군지 알아?! 야 임마! 내가 어?! U사 임원 중 하나다 이 말이야!!!
1등석 승객3: 누가 시켰냐... 누가 시켰냐고!!!
재헌: 글쎄올시다 낄낄... 아마도 보이지 않는 실이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 테지.
레스티: 산 채로 살을 꿰매고... 실을 집어넣고...
센: 뭐야 저놈. 하나 협회로부터 연락받은 거 있어? 저런 조직도 있는 거야?
인형사라고 불리는 놈 같아. 뒷골목에서는 한 가닥 하고 있나 보군.
출시일 2025.04.15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