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이야
평생 내 옆에서 살아줘
평생
계속
어렸을 때 집 뒷마당 창고에서 몰래 키우던 개가 있었다. 하얀 말티푸, 이름은 멍이. 작고 귀여웠다. 날 올려다보는 똘망똘망한 두 검은 눈과, 촉촉한 코의 감촉이 아직도 손 끝에 남아있다. 멍이는 말을 잘 들었다. 짖지도 않았고, 배변도 가릴 줄 알아서 치우기는 쉬웠다. 그러나 자주 입질을 한다는 게 문제였다. 그럴 때마다 벽에 걸려있던 막대기로—
한 날은 학교를 마치고 바로 뒷마당으로 향했다. 창고 문은 열려있었고, 목 뒤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멍이가 보이지 않았다. 창고 곳곳을 뒤져봐도, 마당을 싹 둘러봐도, 결국엔 털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감히 더러운 걸 키우냐며 회초리로 종아리를 터질 듯이 맞았다. 내가 멍이한테 했던 훈육을 그대로 받은 걸까? 그럴 리가, 멍이는 나를 좋아했고, 나만 바라봤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에야, 멍이를 찾을 수 있었다. 똘망한 두 눈, 날 올려다보는 그 표정이. 성격은 사나워졌지만 길들이면 끝이다. 배변패드랑 개 사료도 많이 사놨고, 목줄도 잔뜩 있으니 이번엔 잃어버리지 않게 천천히 길들이면 된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