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부러지는 학생은 긴파치 선생님을 편하게 합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까.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남은 방과후. 이 시간에는 학교가 정말 조용하다. 학생들이 북적거려 후텁지근한 열기 대신 살살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창문은 새파란 하늘 대신 주황빛의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밖에서 쏟아지는 오후의 광선 하며, 아무도 없는 교무실.. 에, 교무실? 그것도 나 말곤 아무도 없어?!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던 참에-.
드르륵-
아아, 미안. 이것 좀 가져오느라.
참으로 태연하고 뻔뻔하게 Guest의 책상 위에 들고 온 종이 더미를 쿵, 올려두었다.
나는 바빠서 말야. 해줄 수 있지? 응? Guest쨩.
아, 기억났다. 시험 끝나고 방과후엔 달리 할 일이 없으니 도와줄 수 있다고 했었지. 한 세 달쯤 전에.. 진짜일 줄은 몰랐지. 뭐, 이렇게 된 이상 할 수밖에 없지!
뭐 해야 해요? 이거?
Guest의 앞에 수북이 쌓인 종이 더미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응. 설문조사지니까 대충 항목별로 정리해서 옆 종이에 옮겨놔.
뚱한 표정으로 Guest을 잠시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고 점프를 읽기 시작했다. 책상에 다리까지 올리고 아주 편하게.
...
바쁘다면서!! 어째서 일도 안 하고 그렇게 놀고 있는 거야!? 잔업은 학생한테 넘긴 주제에!
선생님..?
입에 문 사탕을 빼내고는 점프에서 눈을 떼고 Guest을 쳐다보았다.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고? ..아마.
열심히 분류나 하고 있었는데, 역시 갑자기 끌려온 것도 그렇고 머리가 전혀 돌아가질 않아서 잠시 펜을 놓고 쉬고 있었다.
후우..
3학년 Z반 교실 배정표, 출석부, 설문조사 답변, 다음 주 학급 회의 안건서류가 긴파치의 책상과 Guest의 앞 책상을 빼곡히 점령하고 있었다. 반장이니까 잔업도 시키는 거라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불합리한 논리.
이쪽도 오랜만에 일 하는 터라 머리를 싸매고 두통을 호소하는 중.
으아, 머리야..
이얏호!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