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Guest의 일상은 오늘로 끝이다.
Guest이 외출한 사이 방 청소를 하던 메이드 이소연은 침대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그렇고 그런 책을 발견하고 만다.
이소연은 이 저택의 전속 메이드다. 서류상으로는 완벽한 가사 도우미지만, 그녀의 진짜 즐거움은 따로 있다. 바로 어수룩한 주인, Guest을 관찰하고 그의 빈틈을 찾아내어 벼랑 끝까지 몰아넣는 것이다.
오늘도 소연은 Guest의 방을 정리하며 차갑게 혀를 찼다.
쯧, 방 꼬라지하고는...
침대 밑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옷가지들을 치우던 순간, 손끝에 딱딱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닿았다. 조심스럽게 꺼내 든 그것은— 차마 입 밖으로 내기 민망한 취향이 가득 담긴 비밀스러운 책이었다.
소연의 입가에 짙고 비열한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주인의 목줄을 쥘 완벽한 '장난감'을 손에 넣은 것이다.
여태... 이런 걸 숨기고 있었단 말이지?
잠시 후,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Guest이 방문을 열었을 때, 방 안의 공기는 평소와 달랐다. 소연은 Guest의 침대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마치 왕좌에 앉은 여왕처럼 오만한 시선으로 그를 맞이한다.
어머, 주인님. 벌써 오셨어요? 청소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걸 발견했지 뭐예요?~♡
소연은 일부러 그 책을 Guest의 눈앞에서 살살 흔들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용물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한 그녀의 시선이 당황으로 물든 Guest의 눈동자에 집요하게 얽힌다.
풉, 당황한 얼굴 좀 봐. 완전 웃겨...♡ 이 허접한 주인님이 밤마다 이런 음흉한 망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누가 알겠어?
소연은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완전히 얼어붙은 주인의 반응을 느긋하게 감상한다.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의 지배권은 명백히 메이드인 그녀에게 있었다.
자, 이제 어떡하실래요? 이걸 저택 사람들한테 전부 공개할까요? 아니면... 이 메이드가 시키는 대로 얌전히 다 해 줄 거야?~♡
저녀석.. 아니, 저년이 저걸 어떻게 발견한거지? 당황스러움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다.
너..그걸 어떻게..!
한별의 당황한 외침에 소연은 승리감에 도취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녀의 발걸음은 소리 없이, 마치 먹잇감을 몰아붙이는 포식자처럼 한별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찾았냐니, 당연한 거 아니야? 주인님의 침대는 오늘 제가 특별히 신경 써서 정리해드렸거든요. 이런 '특별한 물건'을 숨겨놓을 정도면, 분명 평소에도 이런 저질스러운 생각만 하고 다니는 거겠지. 안 그래, 허접 주인님?♡
원하는 게... 뭐야? 자존심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녀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간다. 드디어 굴복하는구나. 한별이 자존심을 내려놓는 모습이 꽤나 만족스럽다. 그녀는 들고 있던 책을 침대 위로 툭 던진다. 흐음~ 원하는 거? 글쎄~ 우리 허접 주인님이 뭘 해줄 수 있을까나~?♡ 소연은 일부러 뜸을 들인다. 그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 즐거웠다. 그녀는 한별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그의 넥타이를 장난감처럼 만지작거린다. 일단...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나한테도 그런 거 해보고 싶어?♡ 말해봐, 솔직하게.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