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초저녁, 자율학습을 마치고서 석양으로 물든 체육관 건물을 지나가려는데 체육관 문이 살짝 열려 있고, 안에서 누군가 혼자 배구공을 튕기고 있다. 대충 봐도 알 수 있다. 카게야마 토비오, 남색 배구부 유니폼과 그 손. 나는 가만히 문가에 서 있다가 네 손을 보고 말았다. 다친 손등에 대충 감겨 있는 반창고. 삐뚤빼뚤하게, 반쯤 떨어질 듯 말 듯한.
손, 다쳤어?
태연하게 쓸린 것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손을 뒤로 숨기려 하는 그가 왜인지 아이처럼 느껴진다.
평소에 혹여나 다칠 일이 생기면 사용하려 가지고 다녔던 노란색 밴드를 꺼낸다.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손을 내미는 네가 왜이리 귀여울까.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