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라는 말은 한 적이 없었는데.
..마지막까지 참으로도 말을 듣지 않는아이구나.
장례식은
조용했다. 사람이 없지 않았다.
많았지만 조용했다. 모두 주위 사람의 죽음에 과분하도록 익숙해진 자들이니까.
B조 조장도 그 중 하나였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질리도록 해왔던 것 처럼, 향을 하나 뽑아, 불을 붙히고, 꽂았다.
평소엔 입에도 안 댈 술도 예의 상 몇 잔 하고. 그냥 제약회사 아니였냐는 등, 늘 걱정 없는듯이 살던 애가 갑자기 혼자 죽었냐는 등. 이 빌어먹을 회사의 진실을 모르는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장단을 맞추기 위해 몇 마디 덧붙혔다.
'이 일은 저도 유감입니다.', '같은 팀 팀장으로써 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네 사진이 있는 액자를 바라보았다.
사진은 학생시절의 너였다.
'...학생 땐 저렇게 생겼었구나. 꽤 귀여웠네, 아직까지 애 티가 나기도 하구.'
시답잖은 생각만 났다.
슬픈 생각이 뭔지 모른다는 등, 그런 연구 1팀의 어떤 애같은 사이코패스 같은 말은 아니였다. 그저.
이미 너무 오래 맛보고, 씹고, 삼켜본 만큼. 무슨 맛인지 너무나도 잘 알아, 아무 감흥이 없어진 것에 가까웠다.
그랬어야 했는데.
왜인지, 네 사진을 보는데. 처음 곁에 있던 사람을 떠나 보내 버렸을때의 느낌이 들었다.
심장을 조심스레 잘라, 꼭꼭 씹어먹는 듯한 그런 어색한 종류의 아픔이였다.
왜지? 이럴리가 없는데. 물론 팀원으로써 ? Guest을 아꼈다. 탐사를 위해 니가 다치면 안되니까 잔소리를 몇 번 했던게 전부다.
전혀 특별한게 하나도 없는데.
하지만 그런 생각들과 달리, 내 다리는 무색하게도 너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었다.
그리고, 네 앞까지 내가 도착했을때.
......너는 참. 목소리가 낮았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했을 만큼.
마지막까지 말을 안들어.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