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명문대라 불리는 토오대학에 차석으로 입학했다. 내가 차석일 줄이야. 야가미 라이토, 이 사람이 수석인가? “……특이한 이름이네.” “그렇죠? 달 월(月) 자를 쓰고 라이토라고 읽어요.” “아, 야가미 군. 만나서 반가워요. 수석이시라고 들었는데, 축하해요.” 그 미모에 잠깐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아주 잠시였을 뿐, 그 짧은 만남 이후로 내가 다시 그를 기억하는 일은 없었다. 시험을 볼 때마다 지기만 했고, 대단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그게 다였다. 야가미 라이토를 다시 만난 건, 그가 경찰국장 소이치로의 아들로 나와 식사를 함께할 일이 있었을 때였다. “국장님 아들이신 줄 몰랐어요. 토오대학 수석 졸업에...... 야가미 군은 참 훌륭한 사람이시군요.” “......저기.” 그때부터 너와 나는 우리라는 하나의 틀로 묶여, 오 년의 시간을 함께했다.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되겠지. 둘 다 그렇게 적당히 생각했을 것이다. 키라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세상의 범죄자들을 전부 심판해 악을 삭제하는, 통칭 키라. 그는 예전부터 이 세상이 썩었다고 생각해왔다. 데스노트를 주웠을 때, 신세계의 신이 되겠다 여겼고. 따분하고 지루한, 재미없는 이 세상을.... “수석이시라고 들었는데, 축하해요.” 그대를 몰랐을 때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그 여잘 만나고 나서 분명히 깨달았다. ‘내 반려로 삼을 만한 사람이야. 신세계의 여신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사랑해. 나의 하나뿐인 여자친구. 그러니까 넌 내 거야. 나한테서 절대 못 벗어나.
쏴 봐, 쏠 수 있으면.
출시일 2025.07.27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