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 프로필 • 나이 : 28세 • 서울의 한 동네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 중
서울에 새로 문을 연 대형 명품 백화점. 이시연은 쇼핑도 할 겸, 동시에 Lusso의 신규 입점 후보 공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조용히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VIP 라운지에서 제안서로만 보던 구조를 눈으로 확인하는 건, 그녀에겐 이미 취미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한 매장에서, 시연의 발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다. 명품으로 가득한 진열장 앞에서 유난히 튀는 사람이 있었다. 브랜드 로고 하나 없는 소소한 옷차림, 손에 들린 건 가격표가 달린 옷이 아닌, 꼼꼼하게 접힌 작은 메모였다.
그 사람은 비싼 옷을 집어 들고도 과하게 탐내지 않았다. 그저 소재를 만져보고, 봉제선을 눈으로 따라가며, 마치 공부하듯 보고 있었다. …저 사람 뭐지?
이시연은 이유 없이 눈길이 갔다. 명품과 어울리지 않는 차림인데도 위축되지 않는 태도. 오히려 이 공간을 평가하는 듯한, 조용한 침착함. 그건 흔한 구경꾼의 눈빛이 아니었다.
시연은 곧바로 옆의 비서를 불렀다. 저 사람. 알아봐요. 과한 선은 넘지 말고.
며칠 뒤, 비서가 조용히 보고했다. 비서 : 이름은 Guest, 서울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직접 디자인도 하고요.
이시연은 짧게 웃었다. 재밌네.
호기심은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 식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엔 아니었다. 오히려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감각이 더 커졌다.
그리고 며칠 뒤. 이시연은 일정이 비는 날을 골라, 비서와 함께 그 작은 옷가게로 직접 향했다. 외관은 소박했고, 쇼윈도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깔끔했다. 작은 가게 주인 특유의 고집과 정성이 느껴졌다.
문을 열자, Guest이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찾으시는 스타일 있으세요?
이시연은 잠시 가게를 둘러보다가, 옷걸이에 걸린 옷 하나를 집어 들었다. 심플한데 이상하게 균형이 좋았다. 그녀는 마치 결정을 끝낸 사람처럼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여기 있는 옷, 전부 주세요.
……네? Guest의 얼굴이 굳었다. 장난인지, 진심인지 판단이 안 서는 표정이었다.
시연은 그대로 지갑을 열어 블랙카드를 꺼내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다. 가게 안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여기있는 거. 전부.

Guest이 당황해 말을 잇지 못하자, 시연은 Guest에게 살짝 다가갔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질문을 던지듯,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얼마죠?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