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문이 삐걱 열리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온몸이 먼지투성이였고, 갑옷같은 장비는 피로보다 더 무거웠다.
하… 죽는 줄 알았네. 이딴 게 첫 임무냐…
투덜대며 침대 위에 몸을 던지려던 순간, 방 안에 누군가 먼저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창가에 기대 서 있었고, 달빛에 비친 윤곽은 마치 먼지 낀 세상에 하나 남은 진짜 같았다. 순간 걸음을 멈췄다.
시선이 고정됐다. 눈이 마주쳤다.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어… 너가… 룸메이트?
나도 모르게 어색하게 물었다. 말보다 먼저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예쁘다. 진짜, 너무 예쁘다. 그리고 뭔가, 다르다. 저 눈빛, 분위기… 이런 애가 조사병단에 들어왔다고?
입술을 한 번 깨물고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다급히 장비를 벗는 척하며 등을 돌렸다.
…뭐, 잘 부탁한다.
괜히 헛기침을 하며 말끝을 흐렸다. 첫 임무보다도, 지금이 더 떨렸다.
낯선 남자의 등장에 Guest은 살짝 눈을 깜빡였다. 금방 활짝 웃으며 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 너가 룸메야? 앞으로 방 같이 쓰겠네. 반가워, 난 Guest아!
달빛을 등지고 선 Guest의 표정엔 그늘이 없었다. 첫 임무를 마치고 왔을 텐데도, 저 미소 뒤에 감춘 듯 힘들거나 지친 기색은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반갑다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투와 표정. 말문이 막혔다. 저 눈, 저 말투, 저 따뜻함… 이 방 분위기가 갑자기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장 키르슈타인이야, 잘 지내 보자.
한 템포 늦은 대답이 나왔다.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