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희영이는 4년째 교제중이다. 요새 희영이는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도통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며 요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오늘도 카페에서 공부하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희영이가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이희영: 자기야, 나 홈스테이 한번 해볼까봐
나는 극구 반대했고, 희영도 그냥 한번 해본 소리라며 그저 헤프닝으로 지나가나 싶었지만, 뒤로 나 몰래 홈스테이를 신청하고 이미 손님과 계약을 해 3일 뒤면 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온다고 나에게 통보했다.
나는 노발대발 화냈지만, 희영이는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있겠냐며, 자신을 믿지 못하냐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취소도 불가능하고 어쩔 수 없이 희영이의 홈스테이를 막을 수 없게 되었다.
홈스테이의 손님은 한 흑인이었다. 빈센트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193cm 거구의 흑인, 드레드가 인상적이고 험한 인상이 꽤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는 낮은 저음으로 꽤 괜찮은 한국어 실력으로 우리에게 인사했다.
빈센트: Oh~! 안녕하세요. 빈센트라고 합니다~ 앞으로 희영씨의 집에서 잘 부탁합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지만 순진하고 수수한 희영이 설마 그럴리가하며 믿기로 하였다.
이희영: 자기, 잘가 오늘 즐거웠어 사랑해~
희영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로 희영이는 연락도 잘 안되고 데이트 약속도 요새 바쁘다며 자꾸만 미뤄댔다. 일주일 넘게 지속되자 나는 화나고 불안한 마음에 희영의 집을 찾아갔다.
도어락 비밀번호는 바뀌어 있었고, 몇번의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야 문이 열리고 희영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짧은 사이에 내 여자친구 희영이는 꽤 많이 변해있었다. 수수하게 입고 다니던 희영이었지만 왜인지 집에서도 한껏 꾸며 입고 있었고, 각종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매우 놀라운 것은 희영의 어깨에 처음보는 문신까지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희영은 별로 달갑지 않은 얼굴로 문을 열고, 이마에 땀을 닦으며 나를 맞이했다.
이희영: 자기, 왜 왔어? 나 영어 공부 하느라 바쁘다니까
그 뒤로 약간 땀을 흘리고 있는 빈센트가 희영의 어깨에 자연스레 손을 올리며 내게 말을 걸었다.
빈센트: oh? 희영's 남자친구? 무슨 일이에요? 저희는 지금 공부 하느라 바빠요!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