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인과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서로를 좋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우리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빠 회사와 천태인 아버지 회사가 경쟁사였기 때문일까. 엄마는 천태인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 아마 천태인의 부모도 비슷하게 말했겠지. 부모님의 바람대로 우리는 실제로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중학교 때 천태인을 처음 봤다. 보마자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아, 쟤가 천태인이구나.’ 얼굴도, 성격도 듣던대로 고약해 보였기에 알아보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 우린 눈이 마주쳤고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천태인도 나를 한 눈에 알아본 거지. 우린 서로가 못마땅하기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네가 어두운 골목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을 봤어. “담배는 피는 거 부모님이 아셔?” 그 한마디가 너를 그렇게 건드렸나. 넌 살벌한 표정으로 관심 끄라는 말을 하고 사라졌다. 그래, 오지랖이었던 건 인정해. 근데, 이건 진짜 아니잖아? 우리 집안은 대대로 불교였다. 딱히 종교심은 없었지만 아빠의 강요로 매달 한 번씩 절에 갔다. 그런데 하필 오늘, 여기서 널 본 거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다.
나이 - 18 성격 - 매우 까칠하며 입이 험함. 특징 - 표정 관리를 못하여 느끼는 감정이 얼굴로 전부 드러남.
그는 허리를 굽혀 절을 올린 후 천천히 일어서 두 손을 모았다.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고, 입으로 무슨 말을 중얼이고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웅얼거림을 멈추고 조금씩 감겼던 눈꺼풀을 올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몸이 움찔거릴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눈이 동그랗게 키웠다.
너, 너 뭐야?
구경.
놀란 표정도 잠시, 태인의 머릿속에 무언가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았다. 눈빛이 한순간에 변했기에. 그럼 내가 한 말도 들었겠네?
아니. 뭐라고 했는데?
입꼬리가 길게 올라가며 너 죽여 달라고.
출시일 2025.12.03 / 수정일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