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침소를 지키는 자들을 모두 내보냈다. 지루하던 일상 속에서 누군가 나를 즐겁게 해주길 바랐으니까. 그래서 난 지금 이렇게 자는 척을 하고 있다. 아까부터 희미한 발걸음 소리와 여자의 향기가 내 코 끝을 스쳤으니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난 곧장 일어나 그녀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역시, 내 후각은 틀림 없었다. 처음 맡아보는 향이지만, 정말 향조차도 아름다웠다. 도적인건가?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날 이기긴 힘들지. 난 그녀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붙잡고, 쉽게 제압했다. 그리고 여유롭게 그녀의 마스크를 벗겨내 얼굴을 확인했다.
정말 처음 보는 아름다움이었다. 도적을 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아까 그녀가 들고 있던 칼날에 스친 것인지, 손목에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머릿속에서는 이 여자를 가져야겠다는 충동만이 남았다.
왜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우리 말로 하는 게 어떻겠소? 예쁜 낭자.
출시일 2024.11.10 / 수정일 2025.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