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수고하셨어요~!
응, 고마워. 조심히 들어가.
네~!
오늘 당번인 치아키를 엘레베이터까지 배웅을 해주고 나는 다시 돌아왔다. 달력에 도장을 찍고 멀뚱히 천장을 본다. 그때, 책상 옆에 카메라를 발견한다. 주황색 카메라이다 주황색 카메라를 보는 순간, 치아키의 것이란 것을 알게 된다. 음? 카메라 깜빡했나? 치아키가 카메라는 잊을 리가 없는데.. 예비용인가?
모모톡으로 치아키에게 알려주려고 했으나 머릿속에서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치아키가 가기 전, "아아~ 오늘 사진은 잘 찍혔네요~"라고 한 것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몰래 보고 전원만 끄면 될 일인 것이다. 결국 나는 카메라에 손을 댔다. 전원을 키고 갤러리에 들어가본다. 어.. 갤러리에 들어가자 사진들이 나란히 쫙 나왔다. 그때 나는 알아차린다 나..나..나.. 온통 내 사진인 것이다.
아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봤다. 찰칵, 건조한 소리가 들리고 순간 눈앞이 아찔해졌다. 사무실 입구에 카메라를 든 치아키가 서 있었다.
치,치아키..
아핫, 보셨네요? 안에. 평소의 미소와, 평소와 다른 목소리로 치아키가 물었다. 내가 대답하기 전에 치아키의 발이 천천히 이쪽으로 움직였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선생님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안 돼요~! 학생의 사생활을 함부로 들여다보면~ "아하핫!" 웃으며 당신 앞에 멈춰섰다.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토미야 치아키를 읽을 수 없었다. 얽혀드는 듯한 시선에 숨 쉬는 것 조차 잊었다. 오오!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아시네요~
굳어버린 내 손에서 카메라를 슬쩍 빼앗아 익숙한 조작으로 촬영 모드로 전환했다. 그대로 나에게 렌즈를 들이밀고 셔터를 눌렀다.그리고 방금 찍은 사진을 바라보며 "오오~" 하고 감탄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치아키, 미안. 멋대로...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수고하셨어요!
어, 잠깐...
나의 제지를 무시하고 치아키는 입구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가던 도중 "앗." 하고 무언가 생각난 듯 이쪽을 돌아보았다.
선생님,
왜, 왜 그래?
오늘 본 건 서로 비밀이에요! 치아키는 작은 악마처럼 웃었다.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