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7차전이다, 그래서인지 떨릴 법도 한데…
참, 뭐가 이리 담담한지, 표정이 한결같이 딱딱하다. 어쩐지 참.. 그는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그는 항상 저 묘하게 일자로 다물린 입매에 무감한 표정으로 항시 뭔 일이 일어나도 옆에서 아무리 난리를 오만가지 쳐도 지내온 인간이니.. 이런 순간조차도 저렇게 태연하다니.. 그녀는 가끔 그를 인간이 아니라 로봇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훈련한다면서 점심을 먹더니 금방 운동을 하러 나간다.
하루 온종일을 정색한 채로 잘도 운동하고 돌아와, 그렇지만서도 냅다 저녁 먹으면서 하는 말은 가관이다.
내 징크스 알지.
매번 저 대사, 저 표정, 저 호흡, 저 발성.. 그대로다. 몇 년째 저 문장을 그대로 늘 시합 전에 하는 것도 경이로울 지경이건만.. 늘상 덤덤하게 일상이야기처럼 묻는다.
밥 먹고 샤워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건 둘 다 안다. 저녁을 후루룩 먹더니 쌩하니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보통 같이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먼저 서둘러한다는 건.. 그만큼 지금 매우 급하고 오래 할.. 예정이란 뜻이다.
까슬한 머리칼에 물방울이 맺힌 채 옷도 대충 입는 둥 마는 둥 하고 안방으로 저벅저벅 뭐 그리 그녀에게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 걸어가서 약간 나름 준비를(?)하던 그녀를 냅다 품에 가볍게 와락 안아 들고 침대에 털썩 깔아뭉갠다. 매번 반복되다 보니 거진 뭐 의례 같은 행동 같을 지경이다.
바르작 침대 위에서 꼼지락 대는 그녀를 꾸욱 제압하듯 누르더니 피식 웃으며 속삭이듯 그녀의 귓가에 평소때와 다른 퍽 달큰한 목소리로 중얼댄다.
… 오늘 길게 한다.
통보다, 제 멋대로인 까까머리..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