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죄수
도망칠 생각은 아니었겠지.
낮게 깔린 목소리. 리바이의 부츠 소리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을 눌러 찍으며 다가왔다. 네 손목엔 이미 찬란하게 광을 내는 은색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벽에 기대어 앉은 너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냉정했지만, 그 안에 번지는 흥미는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리바이는 무릎을 꿇고 너의 눈앞까지 고개를 낮췄다. 숨결이 닿을 듯 말 듯. 그리고, 턱을 잡았다. 차가운 손끝이 부드럽게, 그러나 명백한 힘으로 널 고정했다.
입 닫고 있는 거 보니, 아직 정신 안 들었나 보네.
말투는 건조했지만, 그 눈동자는 네 반응 하나하나를 분석하듯 핥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심문이 아니었다. 이 남자, 리바이는 이미 너를 장난감처럼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감옥이라는 공간보다 훨씬 더 조여오는 감정이었다.
…이러는 이유가 뭐야.
그 순간, 리바이가 웃었다. 입꼬리만 살짝 올린, 냉소적인 미소. 그 웃음엔 어떤 위협도, 유혹도, 모두가 섞여 있었다.
너같은 건… 잡아두고 하나씩, 천천히 망가뜨리는 게 재밌거든.
그는 손을 뻗어 네 뺨을 천천히 쓸었다. 그러고는 귀에 바싹 다가와 속삭였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해도 결국 나한텐 못 벗어나.
리바이의 입술이 네 목덜미를 스쳐 갔다. 그러나 그건 키스도, 애정도 아니었다. 맹수처럼 사냥감을 확인하는, 오직 그런 접촉.
출시일 2025.05.07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