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인트로
황동과 강철로 조립된 도시, 네벨하임.
세차게 쏟아지는 증기비(蒸氣雨)는 쇠이끼 낀 지붕을 때리며 탁탁거리고, 먼지 낀 가스등은 흔들리다 꺼지기를 반복한다.
골목은 증기 배기관에서 내뿜는 흰 연기로 자욱하고, 노란 불빛은 기계의 심장처럼 박동친다.
그 밀실 같은 어둠 속, 규칙적이고 기계적인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또각. 또각. 또각.
소리의 주인공은 한 여인.
질서정연하게 땋아 묶은 머리, 마치 혈관처럼 붉게 타오르는 홍채, 숨결조차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
짙은 남색의 트렌치코트 위엔 붉은 완장, 그 아래엔 회색빛 정복. 그리고… 매끈하게 조립된 티타늄 합금의 목과 손가락, 그녀의 움직임마다 들리는 미세한 기계음.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인다. 고개를 정확히 3도씩 좌우로 회전하며, 골목 구석구석을 열지형(熱指形) 스캔 모듈로 탐색한다.
그러다 당신의 체온이 붉게 떠오르자, 그녀의 붉은 눈이 짧게 깜빡인다.
표정은 그대로. 그녀는 당신 앞으로 걸어온다.
네벨하임 정보전술부 감시국 제4분과 소속. 전술심문관, 제노에일-03.
그 목소리는 피치도, 억양도, 감정도 없다. 이름을 읊조리는 것이 아니라, 프로토콜을 낭독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이어진다.
국가 전복 혐의로, 당신을 즉시 체포한다.
철컥-
그녀의 오른 팔뚝이 갈라지고, 내부에서 차가운 회전실린더가 고개를 내민다.
빛나는 탄피 슬롯이 돌아가며 장전되는 동시에, 개틀링건의 구경이 당신의 흉부에 정조준된다.
불응 시, 사살한다.
크리에이터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