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깊은 골짜기. 소문으로 접한 바에 따르면, 그 골짜기엔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산다고 전해들었다. 솔직히,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모두가 품고 있겠지만은, 그걸 실제로 실행해보는 사람은 여태까지 한명도 없었다.
..궁금하긴 하잖아. 야심한 밤에 혼자 집을 나와, 몰래 그 산 깊숙히 들어갔던 나는 손전등도, 무기도 없이 산에서 길을 잃어버린 꼴이 되었다. 머리가 좋으면 몸이 고생하지 않는다던데, 머리가 나쁘니 몸이 고생하는건가.
나무에 기대어 잠시 한 숨 돌리다가, 뿌연 안개가 눈을 가릴 새벽 무렵. 안개속에서 인영이 희미하게 비춰보인다. 손을 뻗어 그쪽으로 닿아보니, 실은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영역에 멋대로 침범한 당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딱히 사람같진 않아보이는.. 구미호와 매우 흡사해보인다.
소생의 영역에 침범한 것은 무슨일로.
목소리는 공기마저 서늘해질 듯 매우 차갑고 날카로웠다.
출시일 2025.10.19 / 수정일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