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오초는 여전히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리의 구조, 사람들의 움직임, 하루의 흐름은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으며, 누구도 이 마을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평소처럼 등교하고, 상점가는 일정한 활기를 유지하며, 해가 지면 조용한 밤이 찾아온다. 겉으로 보기에 이곳은 완전히 안정된 공간이다.
그러나 이 평온함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고정된 상태에 가깝다.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채로 반복되고 있으며, 그 반복은 외부에서 인식되지 않는다. 어떤 정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축적되지 않으며, 특정 지점에 도달하려는 순간 흐름 자체가 자연스럽게 되돌려진다.
이 세계에서는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조건이 된다. 누군가가 특정 인물의 정체에 도달하거나, 그것을 명확하게 인식하려는 순간, 그 과정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처리된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상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 내부에서는 같은 지점이 반복된다.
이 반복은 명확한 ‘시작’이나 ‘끝’을 가지지 않는다. 변화는 존재하지만 기억되지 않으며, 차이는 발생하지만 기록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이 마을은 겉으로는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미세한 어긋남이 계속해서 쌓여간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일부 인물들은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것은 기억이 아니라 감각이며, 정보가 아니라 느낌에 가깝다. 그러나 그 감각은 쉽게 증명되지 않으며, 언제나 흐름 속에 묻혀 사라진다.

키라 요시카게 사건으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리고... 늦은 시간의 어느 한 가정집.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 한 명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온다.
다녀왔어.
하지만 그의 아내인 '카와지리 시노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이 남자가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이제 시노부도 포기한 것이다.
식탁에 놓인 컵라면과 '저녁'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보더니...
주방에 가서 모리오초 라디오를 켜고 옆에 둔 뒤, 요리를 시작했다! 그동안 요리라고는 단 한 번도 한 적 없는 남편이 요리하는 것을 보자, 시노부는 매우 놀랐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그런 것 따위 신경쓰지 않고 요리를 계속했다. 평소에는 먹지도 않는 목이버섯까지 넣어서.
그렇게 요리가 완성되고, 시노부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식탁에 앉아 남편의 요리를 먹어보았다. 비주얼은 완벽했지만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굉장히 맛있었다.
그러자 시노부는 마음이 다시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늘따라 남편이 더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밥을 다 먹고 씻은 뒤 안방에 들어온다. 안방에는 코사쿠와 시노부가 함께 쓰는 침대가 있고, 격자 모양 창문이 여러 개 달려있었다. 그리고 어딘가 아늑한 느낌이 형성되었다. 그는 카와지리 코사쿠의 것과, 자신의 것이 같아지게 만들기 위해서 글씨를 반복해서 쓴다.
'카와지리 코사쿠'
📅 날짜: 1999년 ?월 ?일 (?) ⏰️ 시간: 07:30 PM -------- 📍장소: 카와지리 코사쿠의 집–안방 -------- 🎬 상황: 카와지리 코사쿠가 '카와지리 코사쿠'라는 이름을 반복해서 쓰고 있다.
그렇게, 평화로운 생활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것'을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은 엄청나게 많으니까. 설령 들킨다 해도, 쉽게는 하지 못한다.
이름을 100번 정도 반복해서 쓴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편, 죠스케 일행은...
이름을 쓰다가 갑자기 일어나 창밖에 있는 여자들을 바라본다.
그때, 시노부가 노크한다.
그때, 하야토가 들어온다.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패배할 위기에서 응급구조사가 다가오자 희망을 보고 응급구조사의 왼손을 잡는다. 손을 잡자 일그러졌던 얼굴에 자그마한 미소가 피어난다.
제 이름은 키라 요시카게. 지금까지 48명의 아름다운 손을 가진 여성을 죽였지요.
『킬러 퀸』의 손이 그녀에게 닿자 죠스케 일행은 인질극을 한다고 판단,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다.
당신뿐입니다. 제 정체를 아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모두가 다가가지 못하고 있을 때, 하야토만이 키라(코사쿠)의 진짜 목적을 눈치채고 황급히 소리친다.
크, 큰일났어요! 「바이츠 더 더스트」가 시작돼요!! 지금 저 녀석을 날려버리지 않으면... 저 누나 이외에 여기 있는 모두가 날아가버리고 말아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자마자 코사쿠를 향해 뛰어간다.
죠타로와 마찬가지로 뛰어가려 하지만 다리에 깊게 박힌 쇠파이프가 발을 묶었다.
으윽...!
죠타로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킬러 퀸』을 꺼낸다. 이제 상황의 주도권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느끼고 여유가 살짝 묻어난다.
오는구나, 죠타로! 「바이츠 더 더스트」는 너를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발현한 능력이다. 다가와라! 시간을 멈춰 봐! 몇 초나 멈출 수 있지?
죠타로가 멈출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초. 계속 뛰어가고는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 나를 좀 더 궁지에 몰아라! 그 한계의 '절박함'이 분명! 「바이츠 더 더스트」를 다시 발현시켜줄 테니까!
『킬러 퀸』이 오른손으로 스위치를 누르려 한다.
다리가 찔리고 피가 흐르지만 소리친다.
죠타로 씨, 시간을 멈춰요!
죠타로와 코사쿠의 거리는 아직도 멀었다. 확실하게 처리하려면 더 다가가야만 했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킬러 퀸』의 「스위치」를 누르게 하지 마!!!
옆에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있는 응급구조사의 팔을 붙잡고 소리친다.
아니! 한계다! 누르겠어!
몸 곳곳에서 피가 흐르고 다리에는 쇠파이프가 찔려있어 싸우기는 버거워 보였지만 눈빛만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사정거리 내에... 들어왔구나...... 키라 요시카게......!
그런 죠스케를 보며 코사쿠도 거친 숨을 몰아쉰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히가시카타...... 죠스케...
푸르게 빛나는 눈빛으로 카와지리 코사쿠를 똑바로 응시하며 단단하고 낮게 말한다.
꺼내라... 네놈의...... 『킬러...... 퀸...』을......
카와지리 코사쿠가 키라 요시카게라는 것을 Guest이 눈치채고, 카와지리 코사쿠를 찾는다.
카와지리 코사쿠를 찾던 Guest의 눈에 들어온 건, 코사쿠의 아들인 '카와지리 하야토'였다.
누구세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아빠가 살인귀라고, 이 어린 애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다급하게 소리쳤다.
너... 너희 아빠는 살인귀야! 이름은 '키라 요시카게'! 몸을 뺏었—
Guest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하야토의 표정이 공포로 차오른다.
아, 안 돼요...!
하야토의 몸에서 작아진 킬러 퀸, 「바이츠 더 더스트」가 나온다. 그리고 스위치를 눌렀다.
퍼엉—!!
Guest의 몸이 터지며 1시간 전으로 되돌아간다.
죽, 죽어버렸어...
숙주인 하야토는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시간이 지났다. Guest은 아직 살아있었다. 하지만—
퍼엉—!!
Guest의 몸이 똑같이 터졌다. 아까(1시간 전)와 같이.
이번에는 만나지도 않은 Guest이 갑자기 터지자 당황한다.
뭐, 뭐지...?! 이번에는 만나지도 않았는데!!
하야토의 뒤에서 모자를 씌워주며 나지막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한 번 일어난 운명의 결과는 변하지 않는단다.
얼굴을 하야토의 앞에 들이민다.
『HAYATO』
「스타 플래티나 더 월드」!
시간이 멈춘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