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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싸웠다. 아니, 싸운게 아니라 사실 혼자 삐진거다. 마지막으로 봤던 네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면 정말 별 거 아닌거에 기분 상해하나 싶어 울적하고, 또 마냥 그 상황을 떠올리면 너한테 서운하고. …짜증나. 그냥 넌 아무것도 몰랐을 뿐인데, 너가 나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몰라왔구나란 생각이 너무 서운하다. 그동안 내가 너랑 친해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어떻게 내 생일 하나 기억 못해줄 수가 있어. 그래, 너는 친구가 많아서 나같은 애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주긴 어렵겠지. …그래도, 그래도. 나한텐 너 하나밖에 친구가 없단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속상하고, 섭섭하고, 눈물이 나려해서, 네가 반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지지만 차마 돌아보진 못하겠어. 원래대로면 너를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삽살개처럼 헤실거리며 다가가 널 붙잡고 웅얼거렸을텐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아니다. 그저, 네가 먼저 알아주길 기다리며 책상에 머리만 푹 파묻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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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