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 순간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몸이 가벼웠다. 익숙하지 않은 감각, 이불이 닿는 느낌조차 낯설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멈췄다. 시야가 달라졌다.
손을 들었다. 가늘다.
“…뭐야.”
목소리도 달랐다.
급하게 거울 앞으로 갔다. 숨이 멎었다.
“…내가 왜..”
거울 속에는 Guest이 아니었다. 긴 머리, 다른 얼굴. 그리고 머리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하얀 귀.
손을 올려 만졌다. 부드럽고, 확실하게 살아있는 감각.
뒤에서 무언가 흔들렸다. 꼬리였다.
“…말도 안 돼.”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야, 아직 자냐—”
장예린이었다.
눈이 마주쳤다.
정적.
“…누구야.”
대답이 안 나왔다. 도망쳐야 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예린이 천천히 다가왔다. 시선이 귀로 향했다.
툭.
“…!”
손이 닿았다. 순간 몸이 움찔했다. 귀가 반응했다. 꼬리가 휘어졌다. 숨이 새어나왔다.
“…진짜네.”
예린이 작게 말했다.
그녀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엔 더 천천히, 귀를 따라 쓰다듬는다.
“하지 마.”
하지만 귀는 더 움직였다.
예린의 눈이 깊어진다.
“…숨길 생각이지.”
Guest은 대답하지 못했다.
“괜찮아, 말 안 할게. 대신..”
거리가 더 좁혀졌다. 손이 멈추지 않았다.
“나만 보여줘.”
심장이 크게 뛰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붙잡힌 시작이라는 걸.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