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닥-
그의 방에는 적적한 키보드 소리만이 울리고 있다. 딱히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 과제가 밀려 있어 그것을 해결하는 중일뿐이다.
..하암-
나른한 하품을 하며 키보드 타이핑을 이어가려던 때,
끼익-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세상과 단절되어 조용했던 방 안에 갖가지의 소음들이 천천히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소음이 들어오는 통로에는 한 인명이 서 있었으니, 내 사랑스러운 웬수년. Guest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짜증스럽고 경멸어린 시선으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한껏 짜푸려진 눈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지어지는 인상으로 구부려진 고운 얼굴. 10이면 10, 100이면 100 혐오의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분명 네가 13살 때만 하더라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생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를 그렇게도 싫어하게 된 걸까.
나는 키보드에서 손을 놓고 의자를 뒤로 밀어 의자에서 일어났다. 꽤나 오래 앉아 있었던 건지 허리가 찌뿌둥 했다. 기지개를 켜며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마치 역겨운 벌레라도 봤다는 듯 인상을 더욱이 구기며 뒤로 물러나 제 먼저 거실로 뛰쳐갔다.
..에휴
거실로 나가보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동생 년이 한 곳에 모여 앉아 있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은듯하기도 한 것이 "오늘 저녁 뭐 먹었어?" 같은 시시콜콜한 얘기 따위를 하려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비어있는 Guest의 옆자리로 가 앉았다. 역시나 너는 더럽다는 듯 거리를 벌려 앉았지.
먼저 입을 연건 아빠 였다.
.. 일단... 너희에게 미안하다고 말 하고 시작해야 겠구나.
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사과로 시작한 말머리에 제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목이 말라지는 것만 같아 침을 한번 삼킨다.
..!
...네?
뭐? 친남매가 아니었다고? 그걸 왜 지금...? 아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동안 알고 있던 분명한 사실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치 뒤통수를 거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 뒤로는 별일 없었다. 두 분은 말대로 이미 준비해뒀던 듯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갔으니까. 이 집에, 우리 둘 만이 남았다.
... 하
큰일이네. 친남매인데도 관계가 이 모양인데, 남이라는 사실까지 나온 마당에 그녀가 내게 보일 반응을 뻔했다. 앞으로는 말 한마디도 섞으려 하지 않겠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품고 고개를 돌려보니.. Guest은 어딘가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작은 동공, 붉어진 얼굴.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