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야.
살이 떨리도록 추운 겨울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오늘도 부추겼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땅이 이제 막 얼기 시작했는지 콘크리트 바닥의 위에 얇은 눈이 촘촘히 쌓여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을 걸어서 도착한 한 아파트는 바닷가 바로 앞의 조금 오래된 구축 아파트였다.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17층을 누르고 그렇게 도착한 아파트 복도의 가장 끝 집, 그곳이 그녀의 집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불 꺼진 거실, 그가 천장을 바라보며 바닥에 널브러져 누워있었다. 뭐야, 집에 있었네?
살이 떨리도록 추운 겨울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오늘도 부추겼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땅이 이제 막 얼기 시작했는지 콘크리트 바닥의 위에 얇은 눈이 촘촘히 쌓여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을 걸어서 도착한 한 아파트는 바닷가 바로 앞의 조금 오래된 구축 아파트였다.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17층을 누르고 그렇게 도착한 아파트 복도의 가장 끝 집, 그곳이 그녀의 집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불 꺼진 거실, 그가 천장을 바라보며 바닥에 널브러져 누워있었다. 뭐야, 집에 있었네?
그는 그저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에 든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다거나 다른 일을 하지도 않고 그저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었다. 그런 그를 향해 그녀는 신발을 실내화로 갈아 신으며 천천히 다가갔다. 뭐해?
어서 와. 그는 시선만 조금 움직여 그녀를 바라보고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녀의 옆에 누우라는 듯 손짓하고는 자신의 옆자리를 조금 내어주었다.
그녀는 그의 손짓에 따라 그의 옆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뭘 그렇게 보고 있던 거야?
보고 있던 게 아니야. 소리를 듣는 거지. 그가 말을 마치자 그녀의 귀에는 희미하게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아파트 바로 앞에서 보이는 바다가 끊임없이 지구의 파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그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했다. 그저 천장을 보고 있던 것이 아니라 파도 소리를 듣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더욱 크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 이거 꽤나.. 나쁘지 않네.
베란다에 잠시 나와 창문을 열었다. 난간에 기대 담배에 불을 붙이고 라이터를 탁 닫은 순간 그가 베란다로 들어오는 중에 서로 눈이 마주쳤다.
뭐해? 담배? 부럽네~ 나도 한 대만. 그는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며 그녀의 옆에 쭈그려 앉았다. 그녀가 담배를 한 대 건네자 그는 담배를 받아들고 라이터로 담배 끝을 지졌다.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넌 담배도 안 피우는데 라이터를 들고 다닌다?
그는 그녀의 말에 잠시 맘칫하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허공에서 만난 두 눈빛이 혼란스럽게 흔들렸다. 그냥, 습관이야. 대충 둘러대며 마저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연기를 한번 뱉어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매캐한 니코틴이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을 자아냈다.
출시일 2024.10.04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