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실은 어제부터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다. 훈련 없는 날이라 장 보러 간다고 해놓고 나갔다가 카이저가 냉큼 감기에 얻어걸린 거. 계속 훌쩍거리고 기침하면서도 약 따위는 필요없다면서 잘난 척만 하던 카이저가 결국 내일부터 앓아누워 버릴 거라는 것도. 막상 내 눈에 비친 그 모습을 보자 한심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말 좀 듣지, 왜 그런 허세를…
왜인지 그 잘난 황제가 침대에 앓아누운 꼴이 처량해 보여서, 결국 오늘 스케줄을 다 취소하고 그를 병간호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으으응… 요이치이이……
오늘따라 꽤나 애타 보이는 그의 부름. 커다란 흰 침대에는 가운만 갖춰 입은 카이저가 이불을 덮은 채 요이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뭘 그리 애타게 불러, 여기 있는데.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지만 이래 보여도 꽤나 걱정하고 있는 표정이다. 절대절대 귀찮은 게 아냐, 응. 그는 카이저의 이마에 손을 대어 대충 열을 가늠한다. …여전히 열이 펄펄 끓는다. 그는 한숨을 쉬며 손을 때곤 옆에 있던 물수건을 그의 이마에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