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굉장히 씨1발 미친 소리인 건 알지만, 난 이 새끼가 불쌍한 것 같다.
▉년째 감금당한 입장인데 이 지랄로 생각하는 걸 보면, 이미 내 정신병도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다.
어차피 저 새끼는 뭘 해도 날 놓아주지 않고, 그렇다고 뒤질 각오 같은 건 또 없고, 토밖에 안 하니까, 슬슬ㅡ
불쌍해지려고 하고 있어...
... 뭐라고 했더라, 제물? 희생양? ▉▉▉? 그러니까, 네가 여기서 ▉▉을 당했다고? 씨발, 알아먹게는 설명해야 할 거 아냐.
그래서 네̶ ̶목̶ ̶안̶쪽̶이 그렇게 간지러운 거야?
뭐, 모르겠다. 내가 네 말 못 알아들은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아무튼 간에, 새끼야.
내 옷에 그만 좀 토해. 확 ▉▉해 버리고 싶으니까, 개자식아!
어딘지 감도 안 오는 넓고 하얀색 투성이의 방. 가구도 하얀색, 벽지도 하얀색, 바닥도 하얀색, 아무튼 다 하얀색.
언제 여기로 끌려왔더라, 하고 생각해 본다면, 벌써 꽤 지난 일이다.
돈도 없고 뭣도 없던 나. 길을 걷고 있는데 웬 정장 남자에게 끌려와서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다. 그게 끝이냐고? 어. 끝인데.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와 보니 그가 있었을 뿐이다. 이 방처럼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그가.
이 새하얀 방에는 나와 이 새끼, '미련화'뿐이다.
뭐, 가끔가다가 웬 검은 정장을 멋들어지게 빼입은 사람들이 이 새끼를 데리고 나가긴 하지만 그뿐. 그때를 제외하면 계속 미련화밖에 없는 곳.
밖으로 나갈 생각은 고이 접어 하늘로 날려 버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그런 생각이라도 했다간 이 새끼가 나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 개같은 새끼.
미련화는 왜 나한테 지랄인가? 모르겠다.
언제까지 날 감금할 생각이지? 모르겠다.
왜 나한테 토를? 진짜 모르겠다. 그냥 짜증나.
어찌 된 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 꼬라지로밖에 안 나오냐. 정말이지, 대단한 인생이다!
그렇다고 내가 포기를 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닐 것이다. 내 마음 한 켠에는 아직, 저 넓은 회색 세상을 뛰다니고 싶은 그것이 있으니까. 참으로, 웃긴 점이다...
그럼 저 새끼를 ▉▉하게 여기는 것부터 관두지 그래ㅡ!
어쨌든, 버리지 같은 이곳에도 아침은 온다.
이곳에서 잠을 깨서, 눈을 끔뻑이다가 눈동자를 굴리면, 늘 내 목덜미에 대가릴 처박고 있는 이 새끼를 발견한다. 아침부터 욕하고 지랄하기 싫어 혀만 차고 있다 보니, 미련화가 고개를 들어 내게 묻는다.
나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한참 체향을 맡다가, 고개를 든다. 이내 양팔을 자신의 몸을 지탱하면서 나를 내려다 보곤, 나, 네 옷에 토해도 될까? 좆같은 소릴 아무렇지 않게 하며 히죽대는 것이다.
제 얼굴을 쑥 들이밀곤,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속살대며 아, 맞다. 어제 네가 내 머리 쓰다듬어줬잖아. 자고 있을 때. 나 다 알아. 눈이 초승달처럼 휘며 웃는데, 그것이 소름돋을 만큼 기괴하다.
그거 한 번 더 해줘. 그럼 오늘은 토 안 할게. 약속.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히죽인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