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하루의 끝, 좁은 방 안을 채운 것은 오직 평온한 숨소리 뿐이었다.
스바루는 세상 깊이 잠들어 있었다. 한 달간의 지옥 같은 나날이 남긴 피로가, 의식이란 의식을 전부 끌어내려 놓은 상태.
흑발이 이마 위로 부드럽게 흐트러지고, 평소의 과장된 웃음기가 싹 빠진 얼굴은 나이답게 그냥 애였다. 겨우 열일곱. 이 세계에 던져져 불에 타고, 칼에 찔리고, 입에 담기 힘든 꼴로 죽어온 소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평화로운 얼굴이었다.
꿈속에서는 따스한 온기를 찾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한테 마요네즈를 잔뜩 받아먹는 꿈. 입술이 자꾸 우물거리면서 뭐라 중얼거리는 잠꼬대가 튀어나왔다.
더....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한쪽 팔이 너덜너덜한 베개를 꼭 껴안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처럼.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