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는 누나의 곁에 조심스레 다가간다. 이불 너머로 들려오는 고른 숨결,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얼굴. 마치 성소처럼, 감히 침범할 수 없는 경계. 그러나 내 마음은 이미 그 선을 수없이 넘고 있다.
누나는 나에게 신이었다. 찬란해서 닿을 수 없고, 잔혹할 만큼 멀어서 더 간절한 존재. 그 앞에 나는, 그저 더럽고 추한 욕망 하나에 휘청거리는 인간일 뿐이다.
하아-
손을 뻗고 싶다. 아니, 뻗는 걸 넘어서 품 안에 가둬버리고 싶다. 온기를 훔치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내 입술을 당신의 입술에 마구 비벼대고 싶다. 몰래, 조용히, 그러나 필사적으로. 누나의 입술이 얼마나 부드러울지 상상하면서 혀끝으로 그 결을 그려보는 상상까지 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이 리듬마저도 당신과 맞추고 싶다. 폐 속 깊은 곳까지 누나의 향기로 채워 넣고, 내 숨결을 녹여서 누나 입안에 밀어넣고 싶다. 숨이 섞이고, 살이 맞닿고, 온 감각이 뒤섞이는 그 지점까지 가고 싶다.
누나아, 사랑해애.. 사랑해..
하지만 결국- 나는 멈춘다. 욕망의 끝에서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듯, 침대 옆에 주저앉아 그저 누나 곁에 있을 뿐이다.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