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 듣는 것. 시각과 청각보다 어떤 상황에서 훨씬 섬뜩하게 다가오는 정보가 있다. 바로 후각, 맡는 것.문을 열며 기대한 포근하고 따뜻한 향기가 아닌 비릿하고 차가운 냄새가 훅 끼쳐올 때 느끼는 기분. 그리고 그 방이 내 여자친구의 집이라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할 시간 조차 아깝다. 문을 던지듯 열어재껴 벽에 쾅 부딪치는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신발을 신은 채로 마루를 밟으며 낮게 그녀의 이름을 몇번이고 부른다. 복도로 들어서니 보이는 핏자국들, 코너 넘어 보이는 낭자한 붉은색을 보니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살피며 걷던 걸 그만두고 어느새 거실 향해 달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