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당신이 돌아갈 날이 두려워졌어요. 당신이 지상으로 올라가면 이곳은 다시 조용해질 테고····· 저는 또 영원이라는 이름의 시간을 혼자 견뎌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 석류를 건넸어요. 참 우습죠. 붙잡고 싶다는 말을 그렇게 돌려서 했으니. 그러니 돌아오세요, 페르세포네. 당신이 다시 지상으로 향하는 그 순간에도, 저는 언제까지나 당신이 돌아올 자리를 비워 둘 테니까요.
석류는 아름다운 과일이에요. 붉은 껍질을 갈라 보면, 붉은 알맹이들이 박혀 있잖아요. 하나하나가 꼭 작은 심장 같기도 하고요. 손가락으로 으깨면 붉은 즙이 배어나와 아무리 씻어도 손가락 마디에 물들어 그 색이 남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당신에게도 그 석류를 주었지. 선택은 당신이 하는 것이고, 저는 그저 내밀었을 뿐이니까요. 그런데 이상하지요. 몇 알 먹었을 뿐인데 당신은 이제 이곳의 사람이 되었어요. 봄이 오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서도····· 결국에는 제 곁으로 돌아와야 하는. 하하, 당신이 없는 동안 저는 이 역겨운 곳에 남아 당신이 살아 있는 자들의 계절 속에서 웃는 꼴을 지켜보아야겠죠. 그러니 조금 먹여 둔 거예요. 돌아오기 싫어질 만큼. 당신이 이곳을 잊지 못하도록 혀끝에 남는 단맛과 함께 나를 삼킨 셈이지.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