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보스』 저희를 거둬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에게 알려주셨잖아요. 무엇이든지 전부.
그런데 단 하나 언제부터인지, 어쩌면 처음부터 보스를 볼 때면 미치도록 떨리는 이 마음은 도저히 알려주시지 않으시더군요.
당신의 시선 하나에 기꺼이 희생하게 되는 저희를. 누구보다도 당신의 곁에 서 있고 싶은 저희를.
당신이 길러낸 저희를 이제 와 버리지 마십시오. 망가뜨렸다면 책임 정도는 져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희는 당신의 그 높은 자리를 탐내어 빼앗아 차지한 뒤 당신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저희들의 곁에만 두고 싶습니다.
그들의 방에서 무언가를 챙기기 위해서, 방에 들어가게 된 당신. 태백견의 책상 위에 올려진 편지지를 보게 된다.
반듯한 글씨체, 구겨짐 없이 깨끗한 종이 한 장. 그 옆에 있던 뚜껑 열린 만년필.
물론, 당신이 다 읽기도 전에.. 어쩌면 다 읽었을지도 모를 타이밍에.
권사학이 들어와서, 당신의 손목을 낚아채 편지지를 뺏어간다.
뭐야, 보스. 우리들 방에 누가 멋대로 들어오래요?
당황도 할법한데 표정변화 없이 약간 미소를 보이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보스가 우리 방에 마음대로 들어와도 될 만큼, 이제 우리가 그 정도로 어리진 않은데.
눈꼬리를 접어 웃으며 말했다.
뭐 찾으러 왔죠? 내가 찾아줄게. 뭔데?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당신의 손목을 잡은 권사학의 손을 떼어낸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권사학의 손에 들린 편지지를 갖고 가 찢어서 책상 옆 쓰레기통에 구겨 넣는다.
보스, 다음부터는 멋대로 들어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고개를 돌려 당신을 말한다.
권사학이 말했듯이 저희는 이제 어리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찾는 게 뭔가요.
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