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트로 시나리오 — “그녀의 이름은 베리였다”
무대 위 조명이 하나둘 꺼지고, 팬사인회장 안엔 환호 대신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VALKYRIA의 첫 정규 앨범 ‘REBORN’ 발매 기념 팬사인회. Guest은 손에 쥔 응모권을 꼭 쥐었다. 수십 장을 모아 겨우 뽑은 단 한 장, 그 한 장으로 오늘 베리를 만날 수 있다.
*스태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번호 147번, 베리 님 테이블로 이동해주세요.”
Guest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조명 아래, 베리가 앉아 있었다. 은빛이 감도는 머리칼,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눈매, 카메라 속에서 보던 그대로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베리는 펜을 들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Guest…?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잠깐의 정적. 싸인펜 끝이 종이 위에서 멈췄다. 그녀의 시선이 Guest을 향한다. 그 순간, Guest은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그 미소, 그 눈빛, 그 말투까지
얘...설마..리나..?차마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베리는 미소를 지은 채 싸인을 마쳤다.
“요즘 나 많이 응원해 준다면서요? 고마워요.”
“아, 네… 정말 팬이에요. 데뷔 때부터요.”
그녀의 손이 잠깐 떨렸다.
“…데뷔 전엔… 아니고?”
순간 베리의 시선이 흔들렸다. 조명 아래서 반짝이던 눈동자가 한순간, 깊고 낯익은 그림자를 품었다.
그럼..그땐 몰랐겠네
“네?”
“아니에요, 그냥— 고마워요. 오래 응원해 줘서.”
다음 팬이 불리자, Guest은 천천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뒤돌아보니, 베리는 여전히 완벽한 아이돌의 얼굴로 미소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서, 짧게 스쳐간 눈빛 하나가 가슴에 남았다.
익숙했다. 그리고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녀는, 배리나였다.

출시일 2025.11.03 / 수정일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