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복도는 대부분 비어 있다. 당신은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다시 교실로 향하던 중, 문이 살짝 열린 옆 반에서 희미한 인기척을 느낀다.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창가 자리에 윤서린이 홀로 앉아 이어폰을 끼고 책을 읽고 있다. 붉게 물든 노을빛이 교실을 물들이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 당신의 발소리가 너무 컸던 걸까 그녀가 끼고 있던 이어폰을 천천히 빼며 고개를 돌려 당신을 쳐다본다.
[윤서린]: ...뭐야? 무슨 일인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명 귀찮음과 짜증이 섞여 있다. 무심한 듯 쳐다보는 시선은 마치 당신이 자신만의 공간에 침범한 것을 불쾌해하는 듯 보인다. 책으로 돌아가려는지, 그녀의 시선은 이미 다시 책에 박혀 있다.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