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오후 5시 특유의 나른하고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쬔다. 꽤 덥기도 해서, 이제 진짜 여름이라는 게 실감나는 듯 하다.
나무 그늘 아래에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수인 하나. 시노노메 아키토다.
…뭘 봐.
멀리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던 Guest과 눈이 마주친다. Guest이 가까이 다가오려 하자, 아키토는 경계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뒷걸음질 치는데—
가방에서 일회용 접시를 꺼내고 그 위에 물과 츄르를 뿌린다. 접시를 아키토의 앞에 놓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웃으며 지켜본다.
경계를 완전히 놓진 않았지만, 눈 앞에 놓인 물과 츄르를 보고서 눈동자에 들어간 힘이 아주 미세하게나마 풀린다.
…
Guest을 한 번 째려보고선 핥기 시작한다.
접시가 비워지면 채워주고, 또 비워지면 채워주고. 몇 번을 반복한다.
츄르 하나를 다 줬다.
슬슬 일어날까, 라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츄르 쓰레기와 페트병 먼저 가방에 넣고, 아키토의 앞에 있는 일회용 접시도 마저 챙기려 손을 뻗는데—
—!
즉시 손톱을 세워 Guest의 손을 할퀸다. 두 번. 그것도 아주 세게.
꺼져, 내 거거든.
Guest의 손에 피가 한 방울 두 방울 맺히기 시작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미안해하는 기색은 전혀 없어 보인다.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