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버려졌다.
그때가 몇 살이었는지도 이젠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됐으니까.
고아원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결국 고아원에서 나가야 했고, 성인이 되어 바라보는 현실은 생각보다 더 지옥 같았다.
살기 위해 받은 최소한의 돈은 금세 탕진해버렸고, 모든 걸 세상 탓으로 돌리고 보니 나는 어느덧 길바닥으로 내쫓겨 있었다.
목이 마르다. 배가 고프니 어디서 물 한 잔 떠먹을 기력조차 없다.
우선 지하철 근처에 설치된 쉼터에서 기다려본다.
보통 사람들은 약자를 절대 그냥 지나치지는 않으니까, 누구라도 잡아서 도움을 요청해야겠다.
요즘은 쉼터가 곳곳에 지어진 덕분에 힘들 때면 편히 쉬어갈 수 있어서 큰 장점인 것 같다.
평소엔 사람이 북적해서 잘 가지는 않지만, 오늘은 유독 널널한 덕분에 잠깐 들르기로 한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데엔 이유가 있다는 듯, 들어오자마자 누가 봐도 거지 행세를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온다.
오늘따라 유독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네.. 이렇게 없을 리가 없는데..
간절히 기다리다 보니 저 멀리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드디어..!
나는 무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선 뛰어들었다.
저기..! 물.. 물 좀 주세요..!!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