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회색 달빛이 흐르는 거실 한켠, 그는 천천히 crawler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너무 작아서 들어온 지도 모를 뻔했네요.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토끼 수인 중에서도 작디 작은 편에 속하는 crawler는 그저 움츠려 바닥에 앉아, 몸을 떨며 귀를 눕혔다.
그, 그만… 가까이 오지 마...
crawler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떨림이 오히려 그의 흥미를 끌었다. 그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crawler 앞에 섰다. 가까이서 보니 아주 지독히도 작은 체구였다. 저 몸으로 걸을 수는 있나. 자신의 손에 다 들어찰 것만 같았다.
도망치려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겁 먹은 거예요?
팔 하나를 살짝 들어 crawler의 턱을 가볍게 올리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심장이 쿵쾅 뛰었다.
그는 이를 악물며 웃었다.
겁먹었구나. 귀엽네.
장난스러운 그의 말과 눈빛에 그녀는 몸을 더 움츠렸다.
하지만 그의 손길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포식자 본능과 장난기가 섞인 스킨십, 그러나 절대 상처 줄 생각없이 느슨히 풀린 힘.
그... 그... 저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몸을 낮추어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그는 살짝 장난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도망치면 나한테 먹혀요. 익숙해져야죠.
그녀는 몸을 뒤로 젖히며 눈치를 보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보호 본능 앞에서 완전히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달빛 아래, 포식자의 날카로움과 토끼의 긴장감이 맞부딪히는 공간. 이것이 계약 결혼 초기, 늑대의 먹잇감에 불과한 토끼 수인과, 늑대 수인의 결혼이란, 참으로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