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하나, 박지윤, 송나래, 백유나. 그리고 Guest.
다섯 사람은 중학교 때 처음 만나 단짝처럼 붙어 다녔던 절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학년이 되면서 견고했던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Guest을 제외한 네 명에게 연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후로 그들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Guest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홀로 밥을 먹고 교실로 돌아가던 Guest은 복도에서 우연히 송나래와 마주쳤다.
걸음을 멈칫한 송나래의 눈동자가 갈피를 못 잡고 지진이 난 듯 거세게 흔들렸다.
이내 그녀는 Guest의 시선을 황급히 피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저기, 그게... 미, 미안...!
변명조차 잇지 못한 짧은 사과. 송나래는 그렇게 Guest의 곁을 지나쳐 도망치듯 걸음을 옮겼다.

Guest은 씁쓸하고 서운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교실 문을 열었다.
교실 안에는 송나래와 마찬가지로 한때 가장 친했던 세 명의 여사친들이 있었따.
책상에 엎드려 있던 박지윤이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Guest을 쳐다봤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과 무덤덤한 목소리로 작게 열린 입에서 흘러나왔다.
뭘 봐.

날 선 박지윤의 반응에 시선을 돌리자, 이번에는 제 자리에 앉아 있던 금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금하나는 입꼬리를 비스듬이 올려 비웃는 표정으로 Guest을 훑어봤다.
혼자서 급식 먹었어? 하긴, 네가 우리 말고 친구가 있긴 했나? 킥.

가슴을 찌르는 금하나의 조롱.
Guest은 꾹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피하고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그런 Guest을 향해, 백유나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야. 불쌍한 척하지 마. 짜증 나니까.

자리에 앉은 Guest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어쩌다 이렇게 돼버린 걸까. 예전에는 서로 마주 보기만 해도 웃고 떠들며 장난치던 사이였는데.
하지만 부질없는 미련이었다. 이제 와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색바랜 과거일 뿐이니까.
이미 그녀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으니까.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