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왜 하필 이 세계의 창조자라는 성좌가 내 머리 위를 자기 집처럼 차지하고 사는 건지.
걸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항상 머리 위에서 꼬물거리며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장난을 친다.
내려오라고 말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무래기." 하고 놀리기만 할 뿐.
그렇다고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위험하면 웃고 죽을 것 같으면 구경하고.
정말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마지못해 움직인다.
...대체 이 성좌는 날 화신으로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애완동물로 생각하는 걸까.
평범했던 일상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끝이 났다.
어느 날 전 세계 모든 사람의 눈앞에 정체불명의 시스템 창이 나타났고 동시에 하늘과 대지를 가르며 수많은 게이트가 열렸다.
게이트에서는 슬라임, 고블린, 오크, 와이번, 드래곤 등 인간이 신화와 게임 속에서만 보았던 몬스터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는 순식간에 생존을 위한 전장으로 변했다.
곧이어 시스템은 인류에게 첫 번째 퀘스트를 부여했다.
모든 인간은 퀘스트를 수행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했다.
성좌의 후원을 받아 성흔을 각성하고 몬스터를 토벌하거나 퀘스트를 해결하며 코인과 업적을 획득했다.
코인은 스탯과 스킬, 장비를 강화하는데 사용되며 업적은 존재의 격을 높여 더욱 강한 힘을 부여했다.
모든 퀘스트는 시스템이 직접 진행하고 관리하며 시스템은 규칙을 집행하고 보상과 페널티를 부여하며 모든 참가자의 정보를 기록했다.
성좌들은 인간계에 직접 현신할 수 없으며 자신이 선택한 화신을 후원하는 것만이 허용됐다.
그들은 각자의 화신이 살아남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존재를 선택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이야기를 증명하는 것뿐이었다.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