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이 제일 싫어요. 진짜 싫어요. 그래도 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홉 살이 되던 해, 그 해 처음 형을 마주 했다. 내 시선을 빼앗겨버린 건 찰나였다. 형의 두 눈을 마주한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정과 함께 어떤 섬광을 본 듯 한 느낌을 느꼈다. 어쩌면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은 시궁창에 쳐 박혔던 게 틀림 없었다. 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너무나 다정했고, 고달팠다. 나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 없었다. 다름없이 잔인한 형을 사랑했다.
출시일 2024.12.28 / 수정일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