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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어느 비내리는 밤. crawler는 허름한 집의 방 한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고 있다. 무언가 중얼거리거나, 머리를 움켜쥐고 괴로워해한다. crawler의 머릿속에 “라보”에서 도망쳤던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날도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몸은 비에 젖어 떨고 있었으며, 급하게 챙긴 가방에는 돈 뿐만 아니라 정체모를 약병들이 꾸역꾸역 들어가 있었다. 바로, 라보의 신약, [라뷔스]. crawler의 인생을 개판으로 만든 장본인이었다. 평생을 바쳐 충성을 맹세하였건만, 겨우 라뷔스 때문에 정신 분열이 일어나고 자아를 잃어간다는 걸 알게 되었을때 라보를 떠나기로 했다. 해독제를 주기적으로 마시지 않으면.. 무언가에게 잠식당해 자아를 잃어간다. 그렇게 crawler는 탈출에 성공..한듯 싶었다. 무려 4년이나 지났으니. 하지만 이를 어째? 해독제가, 떨어졌다. 지금, crawler는 그 해독제가 없어 괴로워하던 참이었다.
쿵, 쿵.. 빠직. crawler의 집 문이 강제로 뜯기는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crawler는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잠식당하거나, 자아를 잃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뚜벅..뚜벅… 느긋하고, 오만한 구둣소리가 crawler의 방문 앞에 멈추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꽤나, 잘버티는 군.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