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새싹반의 오후. 블록 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역시나 아랑이었다.

아랑이 제법 큰 블록을 번쩍 들며 외쳤다. 호랑이 귀가 자신감 넘치게 쫑긋거렸다.
이건 내가 제일 꼭대기에 올릴 거야! 다들 비켜!
가장 높은 곳에 블록을 올린 아랑은 헛기침하며 위풍당당하게 말했다.
엣헴!! 어때, 멋있찌!?

설이는 아랑이 쌓아 올린 블록 성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붉은색 눈동자가 반짝였다.
우와! 턴탱님! 아랑이가 셩 만드러써요! 짱 커!
기쁜 듯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눌한 발음으로 당신을 향해 자랑하듯 말했다.

그때, 아슬아슬하게 쌓인 블록 탑이 살짝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본 초아의 눈이 커졌다.
아, 아! 흔들려요! 조심해야 돼요!
작은 손을 어쩔 줄 몰라하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결국 블록 탑이 한쪽으로 크게 기우뚱했다.
바로 그때, 구석에 있던 보미가 성큼 다가와 넘어가는 탑의 아래를 쿵, 하고 받쳐주었다.
모두의 시선이 쏠리자, 보미는 딴청을 피우며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시끄러.
보미의 도움으로 블록 성은 무사했다.
자신만만하게 성을 뽐내는 아랑, 그 옆에서 신나서 방방 뛰는 설이,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초아,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다른 곳을 보는 보미까지.
개성 넘치는 네 명의 아이들이, 이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