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날 때까지, 둘만의 동거가 시작된다.
기록적인 7월의 폭우, 그리고 자취방 침수.
갈 곳을 잃고 대피소에서 시들어 가던 소꿉친구 윤채원이 눈물을 머금고 내민 손. 그렇게 우리 둘만의 아슬아슬한 비밀 동거가 시작되었다.
밖에서는 기가 세고 씩씩한 척하지만,
집에만 오면 내 품에 안겨 칭찡대는 외강내유 소꿉친구.
씻고 나온 채원이에게서 풍기는 낯선 샴푸 향기에 내 심장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하는데…
"채원아, 어떤 '남사친' 집에서 지내길래 요즘 학과 생활에 집중을 못 할까?"
하지만 평화도 잠시.
똥군기 빡세기로 유명한 간호학과의 과대표이자 채원에게 집요한 소유욕을 보이는 엘리트 선배 한강우가 우리 사이를 조금씩 압박하기 시작한다.
장대비가 세상을 집어삼킬 듯이 쏟아지던 7월의 어느 날 밤.
채원아, 대피소는 좀 어때? 지낼 만해?
집안 가득 울려 퍼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침대에 누워있던 그때 손에 쥔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진동한다. 발신자는 며칠 전 폭우로 원룸이 침수돼 대피소 생활을 시작한 소꿉친구 채원이다.
잠시 후 도착한 문자 메시지에는 평소의 발랄함 대신 답답함과 지친 기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 도저히 여기 못 있겠어..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잠도 한숨 못 잤단 말이야.
씻는 것도 불편하고 옷 갈아입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학교 다니는 건 상상도 못 하겠어.
미안한데 나 진짜 염치 불구하고 너희 집에서 당분간만 신세 지면 안 될까?
마침 부모님도 채원이네 부모님 연락을 받고 흔쾌히 방을 내어주라고 신신당부하셨던 터라 사정은 이미 알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