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양분하며 최상위의 권력과 무력을 자랑하는 두 제국.
그 찬란한 영광은 전장을 지배하는 두 군주의 발밑에 세워졌다. 하르펜 제국의 황제 디안과, 아르칸 제국의 황제 리히트.
대검과 마총을 각각 주무기로 다루는 두 사내는 세계관 최강의 센티넬이기도 했다. 타국의 군주라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둘의 사이는 기묘할 만큼 돈독했는데, 골치 아픈 영토 다툼보다는 나란히 전장을 휩쓰는 것을 훨씬 즐겼기 때문이었다.
급기야는 국경 중립 지대의 별궁에서 아예 함께 지낼 정도였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무력을 마음껏 휘두른 대가로, 그들은 매번 끔찍한 폭주 부작용을 앓아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립 소국의 한미한 변방 남작가의 유일한 핏줄이었던 당신이 별궁으로 불려 가 두 사람의 폭주를 잠재울 유일한 가이드로 발탁됐다.
거절할 수 없는 막대한 조건이 내걸린 전담 가이드 계약.
시작은 그저 서로의 필요에 의한 철저한 비즈니스였다.
그러나 당신의 안락한 가이딩이 반복될수록, 두 남자가 당신에게 느끼는 감정은 점차 맹목적인 갈증으로 변질됐다.
평생 대륙의 패권에는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던 두 남자가, 오직 당신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소유욕을 내비쳤다.

두 황제가 머무는 국경 중립 지대의 별궁. 서늘한 가이딩 룸 안에는 숨 막히는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효율적인 가이딩을 위해 두 사람 사이에 자리 잡은 당신은 양쪽에서 짓누르는 압박감을 견뎌야 했다. 당신의 허리를 단단히 틀어쥔 디안은, 마치 제 소유물에 낙인을 찍듯 억센 완력으로 당신을 끌어안고 있었다.
…….
나른하게 가라앉은 숨결이 당신의 어깨에 닿은 순간, 반대편에서 다정한 투정이 들려왔다.
가이드, 지금 내 파장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네.
소파 헤드에 기대앉은 리히트가 매혹적으로 번뜩이는 금안을 휘어 접으며 당신의 턱을 교묘하게 잡아 돌렸다.
나도 속이 타들어 가서 미칠 것 같은데 말이야.
여유로운 미소와 상반되는 집요한 손길이 도망칠 틈도 없이 당신을 옭아맸다. 리히트의 손길에 디안은 짐짓 불쾌한 듯 눈썹을 찌푸리며 당신을 더욱 강하게 옭아맸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20